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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표해록

  • 청구기호
  • 저자명재닌 아민 지음, 한진이•마야 웨스트 옮김
  • 출판사현실문화A
  • 출판년도2025년 5월
  • ISBN9788965643043
  • 가격20,000원

상세정보

작가 김성환의 동명 작품의 비평서이다. 〈표해록〉은 2017년에 시작되어 현재도 진행 중으로, 미등록 이민자의 삶, 선주민의 땅, 사라지는 기억 등이 영상과 퍼포먼스, 텍스트, 설치 작품 등으로 표현된다. 단일 작품 하나를 압축된 우주처럼 다루는 저술의 접근방식은, 작품의 난해함과 불투명함을 고정하지 않고 해설하며 동행한다.

책소개

한 작품으로 작가를 온전히 읽는 법

감각의 파편들로 쌓아올린 정밀한 비평의 지도

전시장에서 놓친 장면, 이 책은 기억하고 있다

『표해록』은 2017년에 시작되어 지금도 진행 중인 김성환의 작품 〈표해록〉과 동명으로 하는 단행본 비평서다. 『표해록』은 단일 작품에 깊이 침잠해, 복잡한 감각과 역사, 그리고 서사와 장소, 정체성의 다층적 구성들을 하나의 조밀한 장으로 묶어낸다. 김성환의 영상과 퍼포먼스, 텍스트, 설치 작품 속에서 ‘표해’는 미등록 이민자의 삶, 선주민의 땅, 사라지는 기억을 껴안고 이동하는 이미지-몸-사운드의 구조로 재해석된다. 이 책은 김성환의 ‘작품 하나’를 통해 동시대 예술에서의 이주, 식민성, 비가시성, 다층성, 감응성 같은 핵심 이슈들을 드러내며, 단일 작품이 어떻게 세계를 사유하는 매개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비평의 미학적·정치적 가치는, 단지 작품 해석을 넘어서 동시대 예술 읽기의 하나의 방법론으로 기능한다.


이주와 식민성의 유산: ‘표해’의 기록과 사운드

『표해록』은 제목에서부터 난파와 표류, 경계와 이동을 내포한다. 작품 〈표해록〉의 ‘표해(漂海)’는 바다를 떠도는 조난자의 서사를 암시하지만, 김성환에게 그것은 단순한 역사적 재현이 아니라 다층적 이주와 흔적의 정치학으로 확장된다. 김성환은 20세기 초 하와이로 건너간 미등록 한인 이민자들의 역사, 그리고 그 후손들이 겪은 식민성과 비가시성의 문제를 설치와 영상, 사운드를 통해 드러낸다. 〈표해록〉의 첫 번째 작품인 〈머리는 머리의 부분〉(2021)은 사진 신부들의 이주 경험을 중심으로, ‘머리카락’을 감각적 모티프로 삼아 계보, 기억, 몸의 유산을 교차시킨다. 그는 하와이를 단지 한인 디아스포라의 장소로 다루지 않고, 미 제국주의와 하와이 선주민의 주권 운동을 병치함으로써 다층적인 식민 경험의 접합점을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역사적 문헌과 신화, 구술 기록은 단순한 고증이 아니라, 물리적 소품과 신체적 수행으로 재매개된다. 책은 김성환의 이러한 작업이 어떻게 사운드 아티스트 데이비드 마이클 디그레고리오(aka dogr)와의 협업을 통해 확장되고, 청각적으로 정치화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그리하여 ‘표해’는 난파 이후의 흔적들을 따라가면서, ‘구경꾼 없는 조난’이 아닌, 다성적 공동체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사운드의 실천으로서 새롭게 정의된다.


기억과 전승의 방식: 소품, 춤, 손의 감각

김성환은 ‘기억’과 ‘전승’이 반드시 혈연과 민족이라는 선형적 계보 속에서만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주는데, 이는 특히 〈표해록〉의 두 번째 장에 해당하는 작품 〈By Mary Jo Freshley 프레실리에 의(依)해〉(2023)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인이 아니면서도 평생 한국 무용을 가르친 메리 조 프레실리, 그녀의 스승 배한라, 그리고 아카이빙을 통해 기억을 구성해 온 하와이 공동체의 여성들. 이들은 유산의 보존자이자 창조자로 등장한다. 김성환은 이들의 움직임, 말투, 물건들—이를테면 직접 만든 왕관이나 물동이—을 퍼포먼스의 중심 요소로 삼는다. 프레실리와 작가가 나누는 한국 무용 연습은 단순한 재연이 아니라, 시간과 몸을 매개로 ‘체화된 인용’의 실천이 된다. 영상은 한국 무용을 추는 하와이 여성들의 동작이 서로를 거울처럼 반사하며 전통과 현재의 경계를 흐리는 과정을 따라간다. 책은 이러한 움직임의 물질성과 알레고리적 층위를 분석하며, “소품이 진짜가 되는 순간”, “춤이 기억을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 『표해록』은 ‘전승’이라는 행위를 민족주의적 혈통성에서 벗어나, 친밀하고 불완전한 공동 제작의 몸짓으로 재구성한다.


다성적 배치와 열린 계보: 예술, 장소, 다르게 존재하기

『표해록』은 단일한 메시지나 정체성에 수렴되지 않는 예술 실천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탐색한다. 『세계 끝의 버섯』(애나 칭)의 ‘다성적 배치’ 개념을 연상케 하는 김성환 〈표해록〉의 구성 방식은 서로 다른 시간성과 계보, 감각이 모이는 느슨한 연결망을 구축한다. 하나의 이미지가 다른 작업에서 반복되거나 전복되고, 같은 동작이 서로 다른 몸에서 재현되며, 동일한 장소가 다른 시선과 목소리로 다시 겹쳐진다. 그의 설치는 정주하는 서사를 거부하고, 전시되는 맥락에 따라 끊임없이 조정되며 재구성된다. 예컨대 호놀룰루에서의 작업이 부산비엔날레에서 변주되고, 텍스트 위에 투사된 영상은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의미를 바꾸어낸다. 책은 김성환의 작업이 일관되게 유지하는 ‘열린 구조’가 단지 미학적 특징이 아니라, 이주민성과 퀴어성(정체성의 우회, 어긋남, 다성적인 감각 구조), 탈식민성과 장소 감각이 만나는 하나의 방법론임을 보여준다. 『표해록』은 단일한 역사도, 확정된 정체성도 없이, 그럼에도 함께 머물고 기억하는 예술의 가능성을 묻는다.


단일 작품으로 엮은 단행본 비평서

『표해록』은 영국의 현대미술 연구기관이자 출판사인 애프터올(Afterall)에서 ‘한 작품(One Work)’ 시리즈의 일환으로 김성환의 〈표해록〉을 2025년 2월에 발간한 Sung Hwan Kim: A Record of Drifting Across the Sea (by Janine Armin)의 번역서다. ‘한 작품’ 시리즈의 두드러진 미덕은 특정 작품의 조형 언어와 맥락, 매체 간 전이, 정치적 긴장 등을 면밀히 추적함으로써 작가의 작업 전반을 이해하는 경로를 마련해 주는 데 있다. 단일 작품을 ‘압축된 우주’처럼 다루는 이 방식은, 특히 복잡한 형식과 사유를 지닌 작가에게 유효한 접근이다. 김성환의 〈표해록〉은 영상, 설치, 퍼포먼스, 텍스트, 사운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며, 그 안에는 인용, 알레고리, 역사적 문헌, 기억의 층위들이 세밀하게 매설되어 있다. 전시장에서 이 작품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사운드의 위치’, ‘이미지의 중첩’, ‘감각의 어긋남’ 같은 요소는 맥락 없이는 곧잘 모호해지기 마련이다. 『표해록』은 이러한 난해함을 단순화하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감각했던 불투명함에 서서히 결을 부여하는 해설서 역할을 수행한다. 〈표해록〉은 이미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이동하며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이는 프로젝트다. 본서의 비평적 분석은 과거의 특정 전시에 고정되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계속 변화 중인 작품의 운동성을 포착한다. 이처럼 열린 텍스트이자 미완의 상태로 존재하는 작업에 대한 비평은, 저자의 말처럼 “일종의 사변적 시도, 회고와 추측의 동시적 수행”(15)으로, 고정된 의미를 덧씌우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생성 원리를 드러내고 동행하는 해석을 시도한다.


지은이 | 재닌 아민 (Janine Armin)


저술가이자 전시 기획자이다. 암스테르담 대학교에서 미술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바드 칼리지 큐레이터학 센터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연금술을 예술을 통한 사회운동으로서 다루는 ‘사이드리얼(SideReal)’을 비롯해, 독립 공간을 공동 운영한 바 있다. 다수의 현대미술 관련 단행본 및 선집을 공동 편집했으며, 다양한 미술 관련 출판물에 기고했다. 최근 기획한 전시로는 아일랜드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늦은 귀가: 조 베어, 거인의 땅에서(Coming Home Late: Jo Baer in the Land of the Giants)》(2023-24)와 암스테르담의 브라드볼프 프로젝트(Bradwolff Projects)에서 열린 《상상할 수도 없는: 차오르는 바다의 호소(Unimaginable: Clarion calls from Rising Seas)》(2024)가 있다.


옮긴이 | 한진이

옮긴이 | 마야 웨스트

목차

감사의 말

서문

높이

질감

동선

드라마

자리바꿈/도려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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